예수원칼럼

말과 대화는 다릅니다.....3/16


개인적인 만남이든, 목장 모임이든 교제를 하다 보면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대화’할 줄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으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말로 먹고 사는(?) 세일즈맨, 목회자, 교수, 변호사, 또는 기타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과 교제를 해 보아도 똑같은 느낌을 갖게 될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의 ‘말 잔치’(?)는 그나마 배울 것들이 많이 있으니 몇 번은 괜찮습니다. 문제는 남에게 그다지 줄 것이 없는 평범한 우리들입니다.

상대방과 교제를 하거나 그룹 토의를 할 때에 ‘말’과 ‘대화’는 다릅니다. ‘말’은 자기중심적인 ‘일방성’이 있는 반면, 대화는 서로 나누는 ‘상호성’이 있습니다. 초대받은 자리에서 함께 나누는 교제나 친교, 또는 목장에서 갖는 나눔들은 ‘말’이 아닌 ‘대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또 만나고 싶어지고,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말’이 ‘대화’가 될 수 있을까요? 다음의 몇 가지들을 명심하시고 지키시도록 힘써보시기 바랍니다.

1. 말을 독점하지 말라: 누가 무슨 말을 하는 중 갑자기 말을 끊어 버리고 낚아채기 하시는 분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심한 경우는 남의 말을 가로챈 다음, 자신의 얘기로 결론지어 버리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아내들이 잘 합니다. 말을 빼앗긴 당사자는 얼굴 표정뿐 아니라 감정까지 상하게 됩니다. 또한 한번 말을 꺼냈다 하면 말을 길게 하는 습관을 가진 분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모였다 하면 전체 대화 중의 1/2은 그 분들의 말 잔치입니다. 자신이 말을 나눌 차례가 아니면, 끝.까.지. 들.으.시.고. 경청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대화 중 끼어들고 싶으실 때에는 추임새 수준의 짧은 언급만 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에는 목자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목원들 각자의 나눔 끝마다 목자가 매번 코멘트를 하여야겠다는 의무감이나 욕망을 절제해야 합니다. 만일 이 역할을 어느 목원분이 하신다면 증세가 매우 심각하다 할 수 있습니다. 독점은 대화의 독입니다.

2. 말을 짧게 하라: 목장 모임에 참석하게 되면 종종 시간을 재어 봅니다. 어떤 분은 10분이 넘어가도록 자신의 말만 ‘주.야.장.천’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더구나 말을 중단시키기가 어려운 특이한 어법을 사용하시는 경우는 속이 타들어 갑니다. 가령, “...했습니다.”와 같은 ‘마침표’가 아닌, “...해서,” “...하다가,” “그랬는데...”와 같은 말끝 이어감을 누가 자기 말을 낚아챌까 봐 놓지 않고 이어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어떤 경우는 정말 듣고 싶지 않은 불필요하고도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자신이 취해서 듣는 분들을 천지 사방으로 끌고 다니시는 분도 봤습니다. 지루하고 피곤한 목장은 이런 것만 고쳐도 거짓말처럼 회복됩니다.

최근 3개월 사이 이런 경험도 했습니다. 어느 유명한 분과 4시간이 넘도록 대화를 했습니다. 저는 15분여 정도만 끼어들었고, 나머지는 그 분이 다 하셨습니다.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10번은 더 들었습니다만, 4시간이 지난 후, 딱 1번 말을 꺼내 봤습니다. 그때도 참았더라면 6시간은 앉아 있어야 했을 뻔했습니다. 신앙 고백과 같은 특정한 순서를 말하는 것 아닙니다. 길~게 말하시는 것이 .습.관.이 된 분들이 많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기억해 두십시오. 제 경험상, 끼어듦이 없이 일방적인 대화 나눔이 4분을 넘어가시면 모두 지루해 합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묻는 말에만 초점을 두고 답하려 함도 좋은 훈련입니다. 좋은 대화는 꾸준히 훈련하면 됩니다. 발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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