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원칼럼

자녀들의 신앙 전승을 위한 1세 교회의 깊은 고민[2] 3/18


지난 주일 칼럼에 2세들을 위한 예수원의 교육 방식은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분명 EM 사역보다는 나았습니다. 관계성과 공동체성 그리고 개인의 영적 성장은 물론, 한국인의 정체성과 뿌리 인식을 갖게 해 줄 수 있다는 면에서도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보게 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이해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있는 자녀들이나 식구들입니다. 예수원에서 주일학교를 다니면서 성장한 청년 수준이라면 걱정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영어만 사용하다가 중.고.대 학생이 되어서 교회로 들어오게 되면 한글 습득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한국인이 아닌 배우자나 가족을 두신 분들이 함께 신앙 생활을 예수원에서 하시기를 원하실 경우에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어 예배가 있다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될 텐데, 그런 시스템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다보니 많이들 힘들어 하실거라 예상됩니다.

정상적으로 교회가 성장한다면 언젠가는 교회가 고민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2대 목회자 시대가 되면 아마도 한국어 예배자들보다도 영어 예배자들이 더 필요한 교회로 전환되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와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영어권 전도사님인 박폴 전도사님을 모셨는데, 매우 빠르게 영어권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은도토 안에서 한글 사용은 거의 없어져가는 느낌입니다. 미얀마는 3명의 교사중 한 분을 의무적으로 한국어 설교를 하도록 했고, 한국어를 교사가 사용하도록 해 보라고 권면하지만 무너지는 벽을 힘겹게 버티는 중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M을 만들자니 예수원의 정체성과 그동안의 좋은 성과들을 이후로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아 염려가 됩니다. 그대로 고집하자니 시대에 역행하는 것 같아 개운치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EM 사역이 있는 가까운 교회로 가시도록 권해드림도 덕스럽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예수원의 목회자와 성도님 여러분들께서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린 아이들을 키우시는 부모님들은 자녀를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구사할 줄 아는 미래의 재목으로 키우시기를 바랍니다. 그러시려면 집에서 부모간의 대화는 한국어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한국어를 하실 줄 아는 부모가 집에서 영어 사용을 해 버리시면 희망은 없습니다. 자녀들이 온전히 영어만을 사용하면 발음이 원어민과 같고, 또 영어만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 문화에 훨씬 익숙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면이 있다고 해서 아시안의 얼굴을 가진 자녀들이 차별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는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글로벌 국.제.화. 시대에 영어 발음이나 액센트는 좀 부족할찌라도, 한국인의 정체성과 언어 사용을 분명히 할 줄아는 이중 언어자를 세상은 선.호.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가정과 교회가 한국어를 사용한다면 영적인 신앙 전승은 물론 이러한 사회적 인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저희 가정은 두 자녀가 사회 생활에서 이 효과를 보고 있음을 이미 목격하는 중입니다!

느헤미야의 고통이기도 했던 언어와 신앙, 그리고 정신 계승의 문제는 오늘 우리의 문제가되고 있습니다. 고민에 동참해주시고 실천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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