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원칼럼

코로나 공포: 공동체로 성화를 이루어가는 복된 기회


코로나바이러스가 교회의 문화를 바꾸고 있습니다. 역사상 한 한번도 주일 예배를 중단해 본적이 없는 교회들이 인터넷 동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교회는 전쟁 중에도 예배를 드렸다는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주일날 문을 닫았다 합니다. 현대인들에게 코로나는 전쟁보다 더 위협적인 공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저희가 들어가기 바로 전, 이스라엘 정부도 이번 코로나 대책 수준을 전쟁에 준하여 처리하겠다는 발표를 했다고 합니다.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는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코로나 예방과 코로나의 위협을 가르치고 강조해 왔음을 저희들이 피부로 체감했습니다. 한국,중국,일본 사람처럼 보이기만 하면 이스라엘 어디를 가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멀리 도망을 가거나, 금새 코를 막거나, 우리를 알아채지 못하는 곁의 사람들 귀에 뭔가를 재빨리 소곤거리다가 곧바로 경계 태세로 돌아서는 사람들을 흔하게 경험했습니다. 거리의 아이들은 지나가다가 우리를 보면 “꼬로나! 꼬로나!”목청껏 외치면서 약간은 조롱과 경계를 섞어 우리 곁을 맴돌며 끝임없이 시끄럽게 해대는 분위기였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저희 예수원팀만 인근의 재래시장을 놀러가서 구경을 마치고 시내 버스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타서 저희는 함께 모이지를 못하고 각자 어딘가의 위치에서 차창밖으로 보이는 이스라엘을 구경하는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운전석 쪽에 있던 이스라엘 노인 할머니들 사이에서 말다툼이 일어났습니다. 말싸움 소리가 점점 더 커지더니 결국 한 할머니가 화를 참지 못하고 상대방의 얼굴을 살짝 스칠 정도의 터치를 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얼굴을 구타당했다면서 분노해 하던 할머니는 더 이상 운전을 못하게 하면서 경찰을 불렀습니다. 운전사는 열이 받쳐서 벌떡 일어나 사자같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경찰이 도착하더니 모든 승객들을 다 내리라 했습니다. 이스라엘 성지에 사는 자칭 거룩한 유대교인들도 별 수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에 잠겨 있을 때에 제 귀에 들려온 소리가 헛웃음을 짓게 했습니다. 우리 11명이 버스에 타려니까 코로나 전범들을 버스에 태우면 않된다면서 운전사에게 한 할머니가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가 곁에 있는 분들과 대형 싸움이 벌어지게 된 거 였다는 씁쓸한 정보였습니다. 10여일 동안 자주 이러저러한 차별을 경험해 봤습니다. 그러나 한편, 코로나 차별이 인종 차별로 이어지는 강한 거부감의 차가운 눈빛을 이번 기회에 받아 보는 것도 은혜라 싶었습니다. 교회안의 차별 받는 분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저희 예수원도 코로나 공포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2주간 두 그룹으로 나눠서 모든 모임과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누구의 잘못도, 차별도 아닌 서로를 섬기며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고 살피는 사랑의 원인이 만들어낸 자원함입니다. 양쪽 모두가 불편하지만, 2주간의 인내와 수고가 오히려 영적 유익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잘 견뎌보십시다. 사랑안에서 더욱 뜨겁게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격려하는 실천을 이루어갑시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강과 기쁨이 모두에게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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