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원칼럼

약자를 배려한 섬김을 더욱 고민합시다


지난 수요일부터 경건의삶 II 5기 생들과 함께 ‘다니엘 금식’이라는 것을 해 오고 있습니다. ‘다니엘 금식’이라는 용어는 친구 목사님에게 들은 것이지만, 방식과 내용은 다를 것입니다. 힌트만 얻어 우리에게 필요한대로 제가 만들어낸 짝퉁이기 때문입니다.

금식은 무엇이든 먹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경건의삶 교재를 보면, 어느 정도의 음식을 줄이거나 특정 음식을 먹지 않는 부분 금식 등이 있다고 분류한 것은 참고할 만합니다. 다니엘이 우상 앞에 드려진 고기와 빵과 포도주를 마시지 않으며 신앙 절개를 지키려 했던 것에서 아이디어가 나온 ‘다니엘 금식’은 부분 금식에 해당됩니다. 여기에서 ‘금식’이란 먹지 않기로 약속한 것들에 한해서 ‘먹지 않는다’는 의미로 금식이 되고 있습니다.

한 주간 경건의삶 5기생들이 약 4일을 해 보기로 했는데요, 금식 대상은 이렇습니다. 빵과 같은 밀가루 종류의 모든 음식, 쌀밥을 포함한 쌀로 만든 모든 종류의 음식, 우유와 치즈 및 기타 유제품 음식, 소고기나 생선 등을 포함한 모든 육식을 금식합니다. 대신 옥수수, 고구마, 감자, 야채, 콩 종류의 음식들은 먹도록 했습니다.

수요일 숙제를 내 드린 후에 목요일 첫날 아침이었습니다. 저도 동참을 해야겠기에 마음으로는 미리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목요일부터 시작될 것을 대비해서 고구마, 야채, 그리고 콩 종류의 음식을 미리 준비해서 아침을 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해 두었습니다. 수요일 저녁 교육이 늦게 끝나면서 아무 생각없이 집으로 와버렸습니다. 까마득하게 잊고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 음식을 먹으려는 중에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빵과 밥을 먹지 못하니까 다른 먹을 것이 혹시 있나 싶어 냉장고, 창고 등을 뒤져 보았는데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실망스러워서 같은 장소를 세 번을 더 열어보고 뒤져 봤는데 헛수고였습니다. 살짝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침이야 굶식하면 되겠지만, 금식과 상관없는 아내가 이미 밖에서 점심과 저녁 스케쥴을 잡아 놨기 때문에, 저녁은 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이유 때문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설교 준비까지 미루고, 일 년에 한 두 번 겨우 들어가는 아씨까지 갔다 와야 하는가 싶어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일단 어제 저녁때 먹다 남은 콩나물이 접시에 찌꺼기처럼 남아 있었음이 떠올랐습니다. 그거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냉장고 이곳 저곳을 의미없이 뒤지다가 뜻밖에 ‘산삼’을 발견했습니다! 비닐 봉지에 꼭꼭 숨어 있었던 ‘고구마’였습니다! 어린 시절 질려서 다른 것은 다 먹어도 고구마는 먹지 않았던 제가 고구마를 산삼처럼 반가워했다는 것은 본능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연약함이 그대로 노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새삼, 말없이 몇 일 전부터 다니엘 남편을 위해 고구마를 사다 두었던 아내의 배려가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먹을 것이 많아도 먹을 것이 하나도 없음을 느꼈던 상황에서, 새로 오신 신자분 들, 교회 처음 출석하신 분들의 마음 둘 곳 없어 힘들어 하실 당황스러움이 오버랩되면서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섬김이지만 약자 편에서 배려된 ‘약자 맞춤 섬김’(?)이 우리 안에서 더욱 고민되고 실천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을 위한 열심으로 섬김을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께 하늘 복 있으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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