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원칼럼

바른 길과 빠른 길... by 손석진 목사


핸드폰이 없던 시절, 처음 가는 곳은 지도를 보면서 운전을 했었습니다. 어떤 때는 길을 헤매다가 아내와 다투기도 했습니다. 아내는 주유소에 들러 물어보자는데 저는 괜찮다며,..2시간 이상을 헤맸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렵게 찾아간 모임은 끝나가고 있었고, 우리는 화가 나서 묵묵히 앉아 있다가 돌아오는 차안에서 또 다투었습니다. 아내 말대로 물어 봤으면 그렇게 헤매지는 안았을 텐데, 고집과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안해도 될 고생을 했던 것이지요. 조금 빨리 가려다가 오히려 더 늦어지게 된 것입니다.


우리 인생도 동일한 것 같습니다. 좀더 빨리 출세 하려고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귀한 인생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건강이나 목숨까지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선택해야 할 일들을 만나게 되고 그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갈등하게 됩니다. 그 갈등은 주로 "바른 길과 빠른 길" 이지요. 물론 바르고 빠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이상하게 길을 잃었을 때는 반드시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 작동되어서 잘못된 길이나 더 멀리 돌아가는 길로 인도를 하곤 합니다.


신명기 8장은 "바른 길과 빠른 길"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가나안에 이르기 위해 두가지 길이 있었습니다. "바른 길과 빠른 길" 입니다. 그들은 광야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에도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인도하심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빠른 길로 인도하셨다면 전쟁보다 벽돌 쌓는 일에 익숙했던 그들은 여지없이 블레셋 사람들과의 전쟁에서 패했겠지요. 그렇게 되었다면 두려워하며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려고 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것도 알고 계셨고, 그래서 광야를 통하여 훈련시키셨습니다. 그것이 비록 빠른 길은 아니지만 바른 길로 인도하신 것이지요. 노예였던 자기 백성들을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자유를 얻은 백성으로, 약속의 땅을 소유하기에 합당한 백성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바른 길로 인도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일주일이면 갈수 있는 길을 40년동안 인도하시며 훈련을 시키셨습니다. 그 길은 분명 빠른 길은 아니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세월을 낭비한 듯하지만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인도하신 완벽한 바른 길 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여러분들의 인생에도 빠른 길을 찾기 위해 시간을 낭비했던 광야와 같은 훈련의 기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계획하시고 인도하시는 바른 길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길을 발견하고 마치 밭을 갈다가 보화를 발견한 농부와 같이 그 밭을 산 것입니다. 길고 지루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우리를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임을 알기에, 힘들고 어려운 광야길을 기쁨으로 가는 것이지요.


우리는 지금 바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뭐가 잘되고 큰 성과가 있어서 바른 길이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인도하시는 바로 그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 길을 우리 온 성도들이 끝까지 함께 가기를 원합니다. 눈에 보이는 광야가 힘들고, 고통스러워 보일지라도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온 교회가 함께 갈 때 그 길이 가장 빠른, 기쁨과 행복의 길임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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